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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양성의 요람 : 스쿨플러스

소통 게시판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교대에 재학 중인 정은지라고 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전 날에 2주 동안의 실습을 마쳤습니다. 교대에서의 활동 중 가장 교육 현장에 가까운 일정을 마치고 교대를 꿈꾸는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을 쓰니 뭔가 감회가 더욱 더 새로운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왜 교대에 지원하고자 하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꿈꾸셨나요? 아니면 수능과 다른 내신, 비교과에 적당히 맞추어 보니 교대가 괜찮은 것 같아 준비하고 계시나요? 둘 중에 어떤 사람이 교대에 가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교대를 위해 꾸준히 공부해 온 사람은 아닙니다. 고3 현역일 때는 교대의 존재조차 몰랐었습니다. 재수할 때는 재수학원 바로 옆에 있는 대학이다 보니 아, 그런 대학도 있었구나, 했었죠. 다시 한 번 수능을 보고 점수가 나왔을 때 선생님께서 교대를 적극 추천해주셨고, 고민 끝에 지원하여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음속에 갈등도 많았습니다. 내가 이 길에 들어선 것이 정말 잘한 일인지, 그저 삼수를 피하고 싶어 선택한 길인지 확신도 서지 않았었어요. 교대를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그럭저럭 임용고시를 보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내가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될 수는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았습니다. 한번 뿐인 나의 인생을 어영부영 넘겨가면서 대충 살고 싶지는 않았었기에 저에게는 정말 중요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랬던 저는 지금 괜찮은 삶을 살고 있을까요? 좋은 선생님이 될 준비를 해나가고 있을까요? 예, 그렇습니다. 저는 어떤 누구보다 이 길에 대한 확신과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감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냐고 하면 딱히 어떤 일을 꼽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교대에서 하는 모든 공부가, 실습을 통해서 만나는 아이들의 눈빛이, 이렇게 학원 강의를 통해 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끼는 모든 것이 저를 이렇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보람있는지, 나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행복을 쌓아나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하나하나 겪어나가며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사가 된다는 것은, 특히 나이 어린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영향력 있고, 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견뎌야 합니다. 공부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하는 것은 그대로 학생들에게 마이너스로 돌아갑니다. 또 초등학생들에게는 인성과 생활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행동도 항상 다듬고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교대에는 선생병이라는 전염병이 있어요. 뭐라도 양심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일을 하게 되면 선생 될 사람이 이러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병이에요. 장난스럽게 회자되지만 예비 교사들이 얼마나 큰 책임감과 부담을 가지고 공부와 생활을 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길에 들어선 것을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 없고, 그 모든 무거움을 이겨낼 만큼 큰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그 힘듦을 이겨낼 수 있는 행복까지 주는 직업이 교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계속 초등교사라는 직업을 꿈꿔왔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주눅 들거나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교대생들 중에도 점수에 맞춰 갑작스레 입학한 사람들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시작은 달랐을지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를 시작하고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 길에 대한 애정과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학교이고, 직업입니다. 의지로든, 상황으로든, 이 길에 들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가장 큰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곧 학교에서, 또 초등학교 현장에서 멋진 선후배이자 동료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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